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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의 기억

일상다반사 2018. 3. 6. 20:58 Posted by 푸른도시

97년인가, 98년인가 나는 김기덕 감독과 찻집에서 나란히 앉아 있었던적이 있었다.

영화 '이방인'을 보러 갔다가 영화를 기다리던 와중에 의자뒤의 플로피 디스켓을 줍게 되었고, 집에와서 그 플로피 디스켓들의 내용을 보다가 이건 그냥 버릴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김기덕 감독의 '파란대문' 대본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플로피 디스켓 안의 아래한글 문서를 전부 뒤지다가 문득 김기덕 감독의 호출번호를 발견하고 전화를 했다. 음성 메시지에 내가 플로피 디스켓을 주었는데 그냥 버릴수가 없는 내용들이 있어서 연락을 했다고 남겼다.

얼마뒤에 집으로 전화가 왔다. 

김기덕 감독 본인이라고, 꼭 플로피 디스켓을 돌려받고 싶으니 어디서 만나면 좋을지를 묻는 전화였다.

봉천동에 살때였던지라 필요하시면 제가 가서 드리겠다고 했더니 집근처로 찾아오겠다고 하였다.

저녁에 만나서 집앞의 찻집을 갔다.

원래는 주운 플로피 디스켓이라서 그냥 포맷해서 쓸까 하다가 내용이 너무 중한듯 하여 연락을 드린거라 하였다. 약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생각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 등등.

습득한걸 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자신의 영화도 좀 봐달라는 부탁을 들었다.

당시 비주류 감독이었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찾아서 봤지만 난해하기가 그지 없었다.

하지만 한편 두편 보면서 나름 긍정하는 면도 발생하였고, 조재현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당시 조재현 배우도 힘들게 배우생활을 하고 있었고,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세계만을 고집했기에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자를 좀 비하하는 표현이 가득한 그들의 세계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고, 꺼려했던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고 다니고, 조재현이라는 배우는 TV에서 보일때마다 웬지 내가 그들의 성공에 한몫을 한듯한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

친구들에게도 마나님에게도 우스개 소리로 내가 저 대본을 찾아주었기에 저 사람들이 대성할 수 있었다는등의 이야기를 한적도 있다.

그러나 작금에는 허탈함으로 내 자신이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미투운동으로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참담한 지난날들은 그들을 한편으로 응원했던 내가 한통속이 된듯한 느낌이 들게 하였던 것이다.

사람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수이고 잘못이라는걸 깨닮으면서 자신이 부끄러운줄 안다면 그것은 사람으로서의 가장 기본이자 남아있는 자존심이다. 그러나 지금 미투 운동으로 인해서 자신의 과오가 드러난다면 그것을 재수없었다라던가 단순히 지금의 상황만 벗어나면 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진정 오산이다.

나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은 발정이 왔을때의 대처하는 자세라고 알고 있다. 동물은 발정기가 오면 자신을 주체할 수 없기에 그것을 본능적으로 갈구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어떤 충동이 올때 그것을 억누르거나 그것을 다른식으로 발산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인간인거다.

그것을 단순히 본능적으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일제 강점기에 자신들의 성충동과 성적 욕구를 위해서 강제적으로 성노예를 동원한 일본인들과 무엇이 다른가?

안희정 도지사와 유사한 경우처럼 자신들이 존경하고 잘알고,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던 사람들의 배신은 등뒤에 칼을 꽂는것처럼 사람들에게 와닿는다.

진정 자신이 한 행동이 어떤것인지를 깨닳고 자신이 어떻게 앞으로 용서를 빌어야 하는지를 깨닳아야 할것이다. 진정 인간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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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

일상다반사 2018. 3. 6. 08:10 Posted by 푸른도시
결국 차세대 운운 하던 안희정도 몰락했다.
미투 운동이 들불 처럼 번지면서 나온 결과이다.
이제까지 얼마나 쉬쉬하고 살았으면 이리도 참담한 결과들이 나올까.

글고...
일제 강점기때 우리네 할머니들을 끌고가서 성노예로 부려먹은 일본놈들 이랑 뭐가 다른가?

배우란건 안 배우고 못된것만 처배웠으니...

자고로,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것 중에 하나가 발정났을때의 행동이라는데..
그냥 동물들이었던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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