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일상다반사 2010. 11. 9. 13:56 Posted by 푸른도시
누님한테 전화가 왔다.
솔직히 요즘은 누님들과 전화가 뜸하다. 서로 상처를 안건드리고 싶음인지 서로 연락을 잘안한다.
연락이 오면 살짝 긴장되는거도 사실이다.

아버지가 찾으신다고 연락해보란다. 전화를 드렸더니 한참 이야기를 하시는데 몇년전에 사드린 면도기가 고장이 났다고 말씀하신다. 네, 아버지, 새걸로 하나 보내드릴게요. 아부지한테 무슨 돈을 아끼랴.

이것 저것 뒤지다가 옥션에서 괜찮은게 하나 있길래 결제를 선택하고 배송지를 보는데... 아차....

몸이 안좋으신 아버지 대신에 배송받는 사람은 엄마다.
저장되어 있는 부산 주소에 수신자에 엄마가 있고, 연락처는 엄마 전화번호가 있다....

이제는 걸면 아무도 받지 않는 전화번호......

잊을만 하면 잊지 말라고 하시는걸까... 불뚝 불뚝 튀어나오는 감정을 주체할길이 없다.
다들 출장 나가고 텅빈 사무실에 홀로 앉아서 수신자를 누나로 변경한다.........

전화기에 저장된 번호에서 받지 않는 번호가 몇개 있건만 아직도 지우질 못한다........
이제는 아무도 받지 않는 전화번호들.... 어느날 술을 마시면 받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어두운 길거리에서 걸어보곤 한다.
이전의 CF처럼 녹음된 목소리도 없고, 단순히 없는 번호란 안내를 들으면서 제발 누군가 받아주길 바란다.

제기랄....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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