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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 대한 생각

일상다반사 2006. 8. 27. 11:31 Posted by 푸른도시
순구닷컴이란곳이 있다.
만화가 이자 캐릭터 작가이신 박순구님이 운영하는곳이다. 또한 그분의 단행본 '휴머니멀'도 있다.
어느날인가 거기에 들렀다가 순구님이 그린 한 만화를 보고 목이 콱 메어 버렸다.
버려진 강아지의 슬픈이야기였다.
순구님 홈페이지에도 썼지만 내가 당한 일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혼자 방안에 앉아서 울고 말았다.

어느날인가 아침 출근길에 쓰러져 있는 녀석을 보았다. 반쯤 눈을 감은채 저 세상으로 가버린 녀석을... 누구에겐가 귀여움을 받았을텐데, 버려져서 세상을 떠돌다가 눈을 다 감지 못하고 숨을 거둔 강아지 한마리를....

차디찬 아스팔트에서 파묻어준다는것은 생각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어떻게 할수도 없다는 생각이 너무 미안했다. 할 수 없이 안아서 길 한복판에서 옆의 구석으로 데려다 눕히고는 눈을 살포시 감겨주었다. '미안하다. 인간들이 너무 잔인하지?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못하겠구나' 그리고는 바쁜 출근길이라는 핑계로 떠나버렸다.

동물들을 인형취급하고 마음에 들지않으면 인형처럼 쓰레기통에 버려버리면 그만이라는 인간의 탈을 뒤지어쓴 생물들아.... 니들이 그러고도 잘살거 같으냐? 천벌 받을거야. 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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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遺棄犬)

하늘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사람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함부로 개를 버린다
땅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어머니를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대모산 정상까지 개를 데리고 올라가 혼자 내려온다
산이 보시기에도
개를 버리는 일이 전생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나무가 보시이게도
개를 버리는 일이 내생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거리에 개만 혼자 내려놓고 이사를 가버린다
개를 버리고 나서부터 사람들은
사람을 보고 자꾸 개처럼 컹컹 짖는다
개는 주인을 만나려고
떠돌아다니는 나무가 되어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리다가
바람에 떠도는 비닐봉지가 되어 이리저리 거리를 떠돌다가
마음이 가난해진다
마음이 가난한 개는 울지 않는다
천국이 그의 것이다
/ 정호승

[이 짧은 시간 동안]-창비시선235/ 정호승 /창작과비평사/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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