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 현대 자동차

일상다반사 2024. 7. 13. 13:38 Posted by 푸른도시

나는 현대 자동차를 싫어한다.
차의 성능에 대해서 뭔가 말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냥 현대 자동차는 싫다.
 
최근에 현대 자동차의 세계화 어쩌고 하는 영상을 보면서 든 생각은 대단하다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맹신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 타인의 선택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건 아니다.
 
이전에도 블로그에서 몇번 언급한적이 있다. 현대 자동차에 3년동안 파견 나가면서 당한 수모로 인해서 내가 현대라는 기업에 대해서 실망과 포기를 하게 된 기억. 오늘은 그 이야기를 그냥 대놓고 적어 보고자 한다.
 
나는 워크스테이션 담당자가 되었다. 이전에 노트북 개발자로 일하다가 새로 생긴 부서의 기술 담당자가 되면서 워크 스테이션 담당자가 되었다. 뜬금없이 왜 담당자가 되었냐면, 입사 이전의 비화랄까, 애니메이션 공부한답시고 그래픽을 좀 한적이있다. 부서내에서 그랴픽 관련 용어 아는 사람이 나뿐이었다고나? 워크 스테이션은 말그대로 일반 PC에서 좀더 나은 성능의 개발 장비를 위해서 만들어진 고성능 제품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얼마 안되는 비디오 메모리 카드보다 보다 많은 메모리와 2개 이상의 CPU를 장착한 시스템으로 복잡한 설계 전용 시스템이 개발이 되었다. 이는 증권가의 보다 나은 계산이거나 제품 개발 디자인을 위해서 판매가 되는 시스템이 되었다. 때문에 웬만한 가전 회사나 자동차 설계 연구소등에 납품이 되었다. 그래서 웬만한 디자인 연구소에는 전부다 이 시스템이 들어갔고, 이때 이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용어를 알아먹는 사람이 없다보니 결국 이의 기술 지원을 위해서 이 회사 저 회사를 다 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당시 문제는 Wildcat이라는 이 시장을 주름잡는 비디오 카드 회사가 칩셋 부족으로 공급이 안되는 시점이었고, FireGL이라는 새로운 카드가 나와서 이를 대체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비디오 카드 자체가 안정성에 문제가 좀 있었고, 기술 담당이라는 나는 이 카드 때문에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바쁜 신세가 되고 만다.
 
현대 자동차도 그 이전에 담당하신던 분이 나로 바뀌고, 워크 스테이션이라는 사업부가 새로 신설 되면서 내가 모든걸 맡게 되는 샹황이 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장비의 문제도 문제지만 다른곳 대비 현대 자동차가 문제가 많았다. 제품의 문제 이전에 이곳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였다. 나도 나름 대기업이라 불리던 IBM에 근무하던 사람이었지만 현대 자동차를 들어가면 그냥 동네 전파상 아저씨가 된다. 우리 제품의 문제도 문제지만 자기들 문제가 터진걸 그냥 나에게 던져 버리기 일쑤였고, 사람 취급을 안하는거다. 이걸 매니저에게 토로해도 매니저도 거래처의 일이니 이걸 해결해 줄수도 없어서 한숨만 쉴뿐이었다. 때문에 욕은 내가 다 처먹는 상황이 된거다. 내가 회사 들어가서 이런 대접을 받는 다고 징징 거리고 울어도 사람들은 그래도 니가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할뿐이었다. 어느날 부터인가 제품의 업데이터나 지원 때문에 다른 분들의 지원을 받을 때가 생겼다. 그래서 부서에서 시간이 남는분들을 백업으로 한분씩 데려갔다. 이분이 가기고 하고, 저분이 가기도 하고 했다. 다들 갔다온 소감은 한결 같았다. 와... 버티는 니가 정말 대단하다.
 
이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진짜 문제인거다. 일단 현대 자동차를 가면 뭐가 문제냐면, 소위 협력업체라고 오는 업체들은 사람취급을 안했다. 그냥 막 부려먹는건 일쑤였고, 니들은 이러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을 해대었다. 이걸 맨날 당하는 나는 그냥 이빨 악물고 참았지만 지원 나온 다른분들은 내가 왜 평소에 우는지 자신도 경험해 보니 아셨던거다.
 
제일 큰 사건은 이거였다.
현대 자동차는 방문전에 등록을 해야 한다. 전날에 누가 간다고 이야기 하고 주민 번호등을 불러주고 출입 등록을 해야한다. 못해도 도착전에 알려줘야 입구에서 등록이 가능한거다. 앞서 이야기한거처럼 비디오 관련 문제로 문제가 발생해서 힘든적이 있었다. 그래서 전날에 일본에서 한분, 미국에서 한분, 매니저와 나까지 현장 사전 등록을 진행했다. 외국분들의 경우 여권 번호를 보내주고 국내인들은 주민 번호를 메일로 보내줬다. 다음날 내차에 3명을 다 싣고 도착을 했더니 등록이 안되어 있다는 거였다. 부랴부랴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담당자왈, 이렇게 갑자기 오면 어쩌냐는 거다. 벙쪘다. 전날에 메일로 보내준건 깡그리 무시하고다. 심지어 전화 통화도했다. 지가 끼막은거다. 정문 입구에서 온갖 욕을 다듣고 있는데 그때 든 생각은 단 하나. 지금 내 가방에는 업무용 노트북이 들어 있다. 이게 3kg은 나가니 무게는 꽤 될것이다. 이걸로  지금 내 앞에서 개소리하는 놈의 대가리를 후려치고 쓰러지면 발로 배를 차자. 이게 당시 생각이었다. 실행에 옮기려는 찰나 내 손이 멈추었다. 뒤를 돌아보니 매니저가 내 손목을 잡고서는 머리를 설레 설레 휘젓고 계셨다. 그걸 잠시 쳐다보다가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서 담당자에게 다시 한번 애걸(?)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일본 기술자와 미국 기술자 두분을 데리고 들어가서 일정을 끝내고 돌아오는길에 운전을 하면서 조수석에 앉은 매니저에게 물었다. 아까 왜 손목을 잡았냐고. 매니저왈. 자신이 살면서 사람에게 시커먼 오라가 올라온다는건 처음 봤다고 하시더라. 내 등뒤에서 뭔가 시커먼게 올라와서 자기도 모르게 나를 쳐다보는데 가방을 말아쥐어서 핏줄이 올라오는 내 손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손목을 잡았다고 하시더라. 나는 매니저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적어도 개패고 사람값 안물게 해주신건 감사하지 않는가?
 
그거 말고 당한거 진짜 많았다. 아침에 출근 했는데 전원이 안들어 온다고 빨리 오라고... 남양 연구소까지 열나 운전해서 가봤더니, 전원 분배기 안켜져서 전원이 안들어 오는거... 모니터 전원이 꺼진거... A 드라이브에 플로피가 들어 있어서 부팅이 안된거... 부지기수다..... 나열하기도 힘들다.
 
당시에 기아가 흡수 합병되면서 원래 알던 기아 담당자분들도 남양연구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 분들도 이렇게 다시 보게 된걸 반갑게 여겨 주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같이 일하게 되었다. 현대 자동차 연구소에 가면 구내 식당이 있다. 사원증이 있으면 이걸로 태그를 하고 밥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외부인의 경우 식권을 사서 먹어야 하고 그냥 한달치를 사서 매번 이용했다. 기아분들은 날 볼때마다 밥 한번 쏜다고 식당 같이 가면 자신의 카드로 태그를 해주신곤했다. 3년동안? 현대 자동차 담당자 쉐끼는 나한테 밥한번 사준적 없다. 고작 밥한끼 가지고 그러냐고? 그 밥한끼가 얼만 고마운지를 모르는 소리를 하지마라. 뭐, 그랬다는거다.
 
나는 부서 이동으로 담당이 바뀌면서 3년 가까이 하던 업부를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게 된다. 마지막날 나는 투서(?)를 했다. 당시 차를 바꿀 예정이었던 나는 3년 동안 당한 고초를 생각하니 니들 차가 전혀 안사고 싶다고 현대 자동차 회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당연히 회장은 안봤겠지. 대신 비서실에서 연락이 오더라. 심심한 사과... 심심한 사과 따위 할거면 하지말라고 개객끼들아.
 
그냥 나는 그날 이후로 현대 자동차는 구매를 안하기로 결정을 했다. 타인에 대해서 이렇게 개같이 아는놈들이 과연 타인을 위한 설계 따위는 절대 안할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충 만들었으니 알아서 타라는 생각 따위를 할텐데 이 차에서 내가 뭘 느끼겠냐?
 
그래서 나는 죽을때까지 현대 자동차는 안탈거다. 적어도 선택의 폭이 좁아져서 좋긴 하더라.
최근 본 영상에 현대 자동차의 약진 어쩌고 하는 내용이 나오던데 내가 볼때는 그냥 콧방귀더라.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거 중에 하나는 사람은 절대 안변한다다. 
 
PS: 디자인이나 뭐 기타 외의 부분에 대해선 언급을 안한다. 이건 내 개인적이 느낌이므로. 디자인 연구소다보니 당시 보고 들은건 많지만 뭐 궅이 그거까지 언급한다는건 나만 더러워지는거 같아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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