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범종

일상다반사 2019. 12. 24. 07:30 Posted by 푸른도시

 

 

한때 서울에서 살때는 온갖 음반과, 책들을 모으는게 취미였었다.

만화책은 몇천권이 넘었었고, DVD와 CD, 비디오 테이프는 한쪽벽에 빼곡히 쌓여있었다. 하지만 여기 제주로 이사오게 되면서 그 많던 짐들을 다 가져올 순 없었고, 전부 버리거나 기증을 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몇몇 음반이나 책들은 도저히 버릴 수가 없어서 소중히 가져온게 있는데, 그 하나가 바로 '한국의 범종' 음반이다.

62년도에 당시 숙명대 조규동 교수님이 사라져 가는 범종의 소리가 안타까워 이걸 3년동안 전국을 떠돌면서 녹음을 하셨다고 한다. 이걸 한정판으로 1천장을 판매했고, 이 음반을 소장하고 있던 부산의 개성여중 옥치엽 선생님의 음반으로 킹레코드에서 복각CD로 만든다. 만들기는 킹레코드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제작을 한 음반이고, 신나라 레코드에 매각되면서 이 음반도 신나라 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 마치 코란도의 핸들에 대우 마크가 붙어 있는 버전이 있는것처럼 말이다.

누구는 전통 국악이나 이런 전통의 소리를 아끼는건 신나라 레코드뿐이라고 하는데, 사이비동산 교주님께서 그딴데 관심이 있었을턱이 없을것이다.

순전히 이는 당시의 킹레코드의 의지가 많이 담긴거였다.

당시에도 파는곳을 찾을수가 없어서 음반 매장을 몇군데나 찾아뎅긴 기억이 난다. 다행히 용산의 음반 매장에서 찾을수있었다.

이 음반은 첫번째 CD 37개, 두번째 CD 42개의 종소리가 담겨 있다. 임택근 아나운서의 종 명칭 소개 후 대략 2분에서 1분동안 종소리만 들린다.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다들 그런다. 종소리만 들리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그러나 음반을 빌려주고 들어보라고 하면 다들 이야기 한다. 진짜 아무 생각없이 듣고 있게 된다고.

종종 일이 잘 안풀리거나 뭔가 생각 할일이 있다거나 할때에는 나는 그냥 이 음반을 재생한다. 아무 생각없이 종소리를 듣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안정된다고나?

여튼 내 애장 음반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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