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어서 한 드라이브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드라이브였지만.....
금요일 오전에 출근 하려고 지하철역을 들어서는데 전화가 왔다. 절친한 동생의 전화였다. 하지만 어머님이 위독하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전화가 울리자... '올것이 왔구나' 였다. 그래도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어머님은 괜찮으시냐고 꺼낸말에 연락 꼭 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런말로 연락을 하게 될줄 몰랐단다. 새벽에 멀리 떠나셨다고....
그래, 이따 내려가마란 말에 전화를 끊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양복을 갈아입고, 제일 매기 싫은 검은색 넥타이를 꺼내들고 다시 집을 나섰다.
사무실에 앉아서 이것 저것 정리를 하다가, 저녁에 같이 내려가기로 한 형님과 연락을 하고는 잠시 생각을 했다. 어차피 고성으로 내려가야 하는건데.. 가는김에 할머니나 한번 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나님께 이야기 하고 차를 렌탈하기로 했다.
소형차를 달란다고 빨간색을 주냐...쩝. 여튼 차를 타고 1시에 출발.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서 차를 열심히 밟았다.
운전 솜씨가 별로인지라 좀 시간이 걸리는건 어쩔 수 없다. 이것 저것 생각을 하면서 차를 몬지 어언 5시간째... 겨울이라서 그런지 날이 금방 어두워진다. 6시에 둑에 도착하니 이미 어두워져서 분간이 힘들다.
그나마 달빛이 있어서인지 길이 어슴프레 보이면서 조금 올라가니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다. 어머니가 떠나시고 나는 처음 이야기 하러 온거였다.
할머니께, 어머니 잘 만나셨는지를 여쭙고 달빛을 받으면서 30여분을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어두운 산속에서 어슴프레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가 흐려져서인지 잘 안보였다....... 달랑 하나 들고간 소주를 붓고, 인사를 드리고 내려왔다.
다시 고성읍을 향해서 달리니 고성 장례식장을 발견했다.
들어가니 입관식을 하러 들어가고 아무도 안계셨다. 20여분을 기다리니 힘없는 걸음으로 오는 동생이 보인다. 어떤 아픔인지를 잘아니 둘이서 손을 마주잡고 울기만 했다.....위로하러 내려간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을판이었으니....
이전의 동료분들도 오신다고 하셨으나 거기에 앉아 있다간 전염될듯 하여 자리를 일어섰다....
다시 차를 열심히 몰아서 서울 올라오는길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렇게 떠나시는 분들에게 익숙해져야만 나이를 먹는거라는데..... 모르겠다. 어둠속에서 몰고 오는길은 너무나도 어둡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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