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울린다.
받아보니 오마니다. 뭐하냐고 물으시길래, 요즘 일이 없어서 집 청소하고 빨래 너는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엄마가 막 웃는다. 인제 청소도 제대로 잘하냐고 하신다. 같이 웃으면서 인제 베테랑이라고 이야기한다.
요즘 날씨가 춥지 않냐고 하셔서 제주도는 그렇게 춥지 않다고 말하고 서울서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다음주에 부산 갈거니깐 그때 뵈여 라면서 전화를 끊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아부지다. 또 누나가 전화를 안받는다고 화를 내신다. 아부지, 누나도 일하고 있으니 전화를 못 받을 수도 있지요. 나랑 이야기하문 되지 뭐요, 라면서 아부지를 달랜다. 몸은 좀 괜찮으시냐고 묻고 이것 저것 이야기하다 역시 부산 가면 뵐게요 라면서 전화를 끊는다.
이런 통화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을 해본다.
이제는 걸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다는걸 알고는 새어나오는 한숨을 감추기 위해서 담배를 한대 문다.
연기 사이로 엄마 아부지 얼굴이 보일락 말락한다.
일이 없어서 방구석에만 있다보니 괜한 생각으로 찔끔 거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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