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례

일상다반사 2023. 8. 15. 07:12 Posted by 푸른도시

이번에 새로 나온다는 게임 소개를 보다가 문득 든 생각.

소개를 대충 보니 이전의 스타쉽 트루퍼스를 게임화한듯하다. 적의 디자인도 그렇고 캐릭터의 디자인도 아마 그러한듯 한데... 가만히 보면서 다시 쓴웃음을 지울수가 없었다.

스타쉽 트푸퍼스는 1959년 로버트 하인리이 원작의 소설이었다. 내가 이걸 읽었던건 86년 쯤이었나 싶다. 오래된 소설이었지만 설정이나 세계관 이런게 맘에 들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 뒤에 영화화가 된다고 소식을 듣고는 기대가 만빵이었다. 과연 전투 강화복이 어떤 형태로 디자인 되었고, 어떤 형태로 이야기를 이끌어 갈것인지가 정말 궁금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 완전 기대 폭망이었다. 강화복의 디자인이나 성능등을 기대했건만 예산부족으로 그냥 군복에 헬멧 씌워놓고 강화복이란다. 어처구니가 없다.

실제 원작의 강화복은 어떤 형태냐면 약간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파워드 슈트 같은 느낌이다. 

강화복 움직이는데만 몇달이 걸리고 이걸 능숙하게 이용하여 전투에 참여한다. 그리고 원작에서 언급되지만 실제 대기권 밖의 전함에서 바로 슈트를 입고 지상까지 강하를 한다. 이에 대한 에피소드도 묘사되어 있던게 원작이다. 뭐, 당시 외계인 만드느라 예산 다 써버리고 어쩔 수 없어서 그랬다지만 이게 문제가 되는거다.

외형적인 비쥬얼로 이런거다라는 식으로 영화가 개봉되고 나니 이후에는 그냥 뭐 그런식이다로 넘어가 버린다. 폴 버호벤이 로보캅도 만들고 나름 신선함을 주는 감독이기는 했지만 이건 정말 아니올시다 였다. 웅장한 느낌의 우주 전쟁을 무슨 저기 외지의 외인부태 같이 그려놓은거다.

원작에 감명을 받았던 사람으로서는 그 뒤에 영상화가 된 작품들은 죄다 쓰레기로만 보일뿐이다. 원래 소설과 영상화는 같이 가기 힘들다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여야지. 

이게 바로 잘못된 선례가 아닌가 싶다. 처음 구현을 잘못해서 이게 당연한거처럼 되어버리니 이후에도 바뀌질 않는거다. 잘못된 선례는 잘못된 관례를 낳는거다. 원래 잘못된걸 고쳐야 하지만 원래 그렇다는 논리로 그냥 넘어가 버린다. 

그냥 새로 나온 게임이라고 하지만 역시나 거기서 거기인걸 보고 괜스리 씁쓸해서 그런다.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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