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 도를 아십니까

일상다반사 2022. 8. 31. 05:56 Posted by 푸른도시

지나가다보니 시청앞에 큰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게 큼지막하게 간판이 붙어 있는게 대순진리회란다.

역시... 돈많은것들이야....  저걸 보니 이전의 기억들이 새록 새록 나서 정리를 한번 해본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한창동안은 길에서 한번 이상은 만나본적들 경험이 있으시리라.

바로, '도를 아십니까'이다.

좀 번화가다 싶으면 꼭 하나씩은 있었다. 그리고 내경우 주로 많이 마주친곳은 강남역이었다.

요즘이야 성격이 좋아져서(정말로?) 그냥 대수롭게 넘기긴 하지만 이전에는 진짜 개같은 성질이었던지라 누가 시비만 걸어라 물어뜯어 발겨주마 모드였기에 맨날 싸우고 장난이 아니었다.

20대 때였을거다. 아마 중반 때였을건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비가 오던 날이었다. 길가다 잠시 실례한다고 이야기를 를 하고 조상이 어쩌고 하는데 거기서 한 30분을 싸웠었다. 종교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던건 아니지만 한때 책이랑 책은 다 읽는다고 종교별 교리에 관한책은 나름 섭렵을 했던지라 그 지식으로 악다구리로 붙었다. 결국 그 사람이 도망가는걸 내가 쫓아가던 기억이....ㅋㅋㅋㅋㅋ

한번은 강남역에서의 일이다. 강남역 전철에서 나와서 출구 방향으로 걸어가는 와중에 저 멀리서 나를 쳐다보고 오는 사람이 보였다. 나는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계속 주시를 했는데.. 가까이 와서 하는 말이 '도에 대해서...'였다. 순간 폭발해서 소리를 질렀다. '당신, 나 만만해 보여?' 진짜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쳐다볼 정도로 소리를 질렀었다. 이 역에 하고 많은 사람중에서 제일 만만해 보인다 싶어서 나한테 온거 아니냐,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냐, 그냥 홀라당 넘어갈 정도로 멍청해 보이는거냐. 소리 지르고 삿대질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그 사람 튀튀튀. 뒤에 쫓아가면서 소리지르고 장난이 아니었다. 뭐 지금 생각해도 뭐 안좋은 일이있었나? 싶을 정도... ㅋㅋㅋㅋ

이후에도 많이 만났지만 나중에는 결국 설전을 벌여봐야 소용이 없다는걸 알아서 그냥 넘기는걸로 변모.

한번은 그랬다. 이것도 강남역에서구나... 길가는데 '저기 죄송한데요..'라고 이야기하길래 웃으면서 이야기해줬다. '길을 몰라서 물으신다면 제가 여긴 안살지만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최대한 알려드릴게요. 대신에 도에 대해서나 조상님 이야기 같은거 하시면 죽여버릴거구요.' 바로 도망가더라. 

뭐 후광이 보입니다, 인상이 좋으십니다등등의 별별 소리를 다할때 마다 나중에는 점점 답변이 짧아졌다. '네, 제가 원래 좀 잘났어요'

한번은 또 어떤일이 있었냐면, 길가는데 '도에 대해서 아십니까' 하는 젊은 청년 하나. 바로 소리를 질러 버렸다.

'그래? 그럼 너는 도에 대해서 얼마나 아냐?' 그 청년 눈이 동그래진다. 계속 소리를 지르고 난리였다. '너는 도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기에 남에게 도에 대해서 아냐고 물어보는거냐. 도라는게 그렇게 쉽게 알 수 있는거냐? 도에 대해서 남에게 설파할만큼 너는 도에 대해서 잘 알아? 도라는게 그렇게 쉽게 아는거야?' 도망가더라.... ㅋㅋㅋㅋ

좀더 나이가 들고 30대를 넘어서자 능글맞아지는 단계. 서버 기술지원이랍시고 돌아다닐때는 '도에 대해서..'라고 이야기가 나오자 웬지 장난기가 들어서, 가방에 있던 서버 안내지를 꺼내선 요즘 같은 시대에 회원 관리가 필요하다. 회원 관리를 위해서는 적어도 서버 하나 정도는 구비를 해야 하고 이용자가 적으니 저가 보급형 서버를 추천한다면서 막 설명해줬더니 도망가더라. 이건 나중에도 몇번 더 써먹긴 했다.

나중에는 진짜 귀찮아서 '도에...' 이러면 그냥 콧방귀 끼고 지나가버렸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니 난 착실히 이야기를 많이 들어줬던편? ㅋㅋㅋㅋㅋ

아직도 큰 건물에 간판이 붙어있고 요즘은 길에서 잘 안보이니 문득 생각이 났다.

반응형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음걸이  (0) 2022.09.02
그놈의 목걸이....  (1) 2022.09.01
제발 개소리도 좀 참신하게  (0) 2022.08.29
달착륙시작?  (0) 202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