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인치 타블렛을 마나님이 쓰시겠다고 하신다. 요즘 그림이 다시 그리고 싶으신데 스케치북을 사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하시길래, 그러면 이게 펜을 지원하니 펜을 하나 사서 이걸로 그려보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오케이 하셔서 펜을 주문했다.
펜이 배송이 되었다는 문자를 보면서 문득 오래전일이 생각났다.
LGIBM에 재직당시에 Workpad란게 있었다.
c3란 모델이었는데, 이게 원래 IBM에서 개발한게 아니라 Palm사의 VX 모델에 IBM 로고 박고 팔았던거다. 당시에 노트북 개발 담당자였던 나로서는 PDA에 미쳐 있던 때라 본부장에게 달려가서 우리도 팔자고 난리를 쳤다.
뭐, 우여곡절 끝에 이게 한국에 팔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PDA가 당시에 소위 골수 매니아들만 쓰는 장난감이었기에 판로가 부족한거다. 결국 재고는 쌓이고, 경품으로나 활용되는걸로 전락했다.
솔직히 내가 주장해서 시작된거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든 활용시켜보고자 하는 생각을 여러가지로 물색을 했었다.
그러다 주변에 의사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의사들 들고 다니는 차트를 대체하면 어떨까하는거였다. 의사 친구는 환자들 데이터를 들고 다니는거도 귀찮고 빨리 찾아보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고..
하지만 당시에는 무선랜 환경이나 이런게 없을때였다. 하지만 싱크를 하면 업데이트된 데이터가 자동으로 들어가게 하자는 아이디어로 프로그램만 개발되면 가능하다는 결론에 봉착....
그래서 프로그램 개발 업체를 물색하고 방향성을 알아봤다. 그러던 와중에 의사 친구의 소개로 의사협회와도 연락이 되고, 의사 협회에서 필요한 내용을 정리하고 그걸로 프로그램의 개발을 하는걸로.. 당시에 이게 된다면 남아있는 재고는 물론이고 보다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에 LG와 IBM은 이혼 별거 상태로 들어가게 되고 결국 LGIBM이 공중분해 되면서 이 개발 이야기도 나가리 되어 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어처구니 없기도 하다. 아무리 데이터를 넣는다고 해도 용량이 얼마 되지도 않는 기기에 데이터를 담기도 힘들고 조그만 화면에서 뭘 찾기도 힘들었을테니 말이다.
약간 선구자적인 아이디어이긴 했으나 뭐, 현실화 되지 못하면 그냥 공상으로 끝나는거였으니 말이다.
뭐, 그랬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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