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문득 창밖을 보다가 든 생각이다.
버스창에 흘러가는 간판을 보면서 영어로 도배된 간판들은 당최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분간치 못하게 하는데 일조를 한다.
특히나 대기업들의 간판들. 그 대기업의 계열사들의 간판들. 전부 영어다. 영어뿐만이 아니다. 뜨레쥬르? 난 저걸 그렇게 읽을 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농협도 NH로 바뀌고 웬만한곳은 전부 영어로 바뀌었다. 국격을 위하고 세계화를 위한다는데... 정말 그런가?
미쯔비시나 혼다를 들으면 어디인지 모르시는가? 가와사키? 다 지역이름이다. 그 지역이름을 딴 회사들이다. 들으면 어디인지 다들 안다. 한글 천대는 하루이틀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길거리에 붙은 간판들은 한숨이 나오게 한다.
그렇게 한글을 천대해서 무얼 얻는건가?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한 학원교사의 글이 생각난다. 영어고 나발이고 학생들이 상담을 할때 가장 큰 문제가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것이다. 문제의 지문을 이해해야 문제를 풀 수 있을텐데, 한글로 된 지문을 이해하지 못하니 문제를 풀 수가 없다는것이다.
한글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판에 영어를 들이대면 뭘 할 수 있다는건가?
영어에 대한 집착은 정부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가장 극심하고, 심지어 회의를 영어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기업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있어봐서 안다. 영어로 이야기해야 할 필요도 있고, 대화가 통하려면 회의도 해야 한다.
과연 자신의 나라 언어를 천대해가면서 얼마나 발전해 나갈 수 있을건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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